등산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최근 하늘을 보니 날씨가 너무 좋아 일하면서 '산 가고 싶다'를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외쳤나 몰라요.
날씨가 따듯하다 보니, 아무래도 챙겨야 하는 옷들도 적어서 가볍게 어디든지 다녀올 수가 있지요.
이런 날이라면 등산화도 가벼운 것을 찾을 때가 있지요?
오늘 소개할 제품은 등산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브랜드.
짜잔.
바로 테크니카의 초경량 트레킹화인 마그마 GTX 입니다.

사실 저는 테크니카의 제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0년 가을, 등산을 시작하면서 구입한 포지1 GTX를 지금까지 잘 신고 있고,
2022년 봄, 발목이 포지1 보다 낮은 플라즈마 미드S GTX를 두 번째로 신고 있고,
지금 소개하려고 하는 마그마 GTX는 2023년 여름부터 착용 중입니다.
한 브랜드의 등산화를 3 켤레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믿음이 가지 않으신가요?? 후후
마그마 GTX를 소개하기 전에, 두 가지의 등산화에 대해서 간단히 리뷰해 보겠습니다.
테크니카 포지1 GTX
- 아쉽게도 올해 포지1이 단종 되고 포지2가 출시되어 리뷰를 하게 될지 모르지만 정말 제가 등산을 취미로 하면서 가장 만족했던 등산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메가그립의 접지력은 충분히 만족했을 뿐 아니라, 스키 부츠처럼 오버랩 되는 발목 디자인 그리고 방수 기능은,
만약 계획했던 산행이 중-장거리이거나 또는 비나 눈이 예상되는 산행에는 무조건 꺼내 신고 갔던 등산화입니다. 또한 누벅의 외피는 사용하면서 제 발에 더욱 잘 맞아가니 더욱 편해졌고요.
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높은 지리산과 설악산을 갈 때마다 고민 없이 신고 갔던 등산화였으니 얼마나 포지1을 믿었는지 아시겠죠? 이번에 출시된 포지2는 포지1과 몇 가지 부분이 달라졌다고 하여 궁금하기도 합니다.
플라즈마 미드S GTX
- 포지1을 만족하게 신으면서 조금 더 발목에 부담이 적은 미드 높이의 신발이 필요하여 구입하게 된 등산화입니다. 누벅 말고 합성 소재는 어떤지 궁금하여 선택했고 누벅의 외피보다 통기성이 좋아 만족했습니다.
아쉽게도 이 제품 또한 지금은 단종 되었네요. 포지1 GTX를 꼭 신을 필요 없는, 돌이 많은 산의 당일 산행 또는 중거리 이하의 산행에서 애용했습니다.
자, 그럼 저의 3번째 테크니카 등산화인 마그마GTX 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테크니카 브랜드 소개
테크니카(TECNICA)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등산화 브랜드로 1930년 워킹 부츠 제작을 시작한 작은 상점이 1960년 공식적으로 Tecnica가 되었고 1985년 아웃도어 신발을 정식으로 론칭하였습니다.
테크니카 그룹은 테크니카(TECNICA), 노르디카(NORDICA), 블리자드(BLIZZARD), 롤러블레이드(ROLLERBLADE), 로바(LOWA), 문부츠(MOONBOOT) 등의 브랜드를 보유 중인데 국내에는 테크니카 그룹 브랜드 중 테크니카 / 노르디카 / 롤러블레이드를 코스모 그룹의 유통 부문 ㈜코스모앤컴퍼니가 공식 수입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키 / 스노우보드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위의 브랜드들은 겨울 스포츠 매니아들에게는 꽤나 유명한 브랜드인 것 같습니다.
등산화를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 - 무게
우리가 등산화를 선택할 때 고려할 것은 정말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브랜드 / 발목의 여부 / 아웃솔(밑창) / 쿠셔닝 / 외피 소재 / 방수 여부 / 끈을 고정하는 방식의 차이 / 무게 등
여기에서 전부 이야기 할 수 없으니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보통 우리가 등산을 하면 '발목이 있는' 등산화를 꼭 신으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물론 그 말도 맞지만 저는 '산행의 목적' 에 따라서 다르게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형이 불규칙한 산에서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 등산에 입문하는 동료가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저도 당연 발목이 있는 중등산화 이상을 추천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산행에 익숙하고 발목이 단련된 분들은 좀 더 가볍고 빠른 산행을 즐기기 위해서 무게가 가벼운 등산화를 찾으시기도 하죠.
바로 마그마 GTX는 이런 분들을 위한 트레킹화입니다.
물론 무게를 가볍게 만들기는 쉬우나 중요한 것은 무게가 가벼운데 다른 필수적인 요소가 얼마나 균형 있게 제작 되느냐가 제일 중요하겠죠?

제가 가지고 있는 테크니카 등산화 3가지를 비교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테크니카 포지1 GTX : 약 650g
플라즈마 미드 S GTX : 약 490g
마그마 GTX : 약 340g
릿지엣지 밑창으로 유명한 캠프라인의 블랙스톰과 디자인적으로 예뻐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맥시멈 쿠셔닝의 호카 카하1 제품의 무게는 아래와 같습니다. 마그마 모델 중 발목이 있는 마그마 미드GTX도 410g으로 가벼운 편입니다.
캠프라인 블랙스톰 : 약 740g
호카 카하1 : 약 520g
마그마 미드 GTX : 약 410g
테크라인에서 마그마 라인은 분명 '초경량'을 강조할 만큼 가벼운 트레킹화입니다.
올 마운틴 마그마 라인
제가 신고 있는 마그마 GTX는 다른 3가지를 포함해 총 4개의 라인이 있습니다.
- 테크니카 마그마 미드 GTX(누벅)
- 테크니카 마그마 미드 S GTX(합성소재)
- 테크니카 마그마 GTX(누벅)
- 테크니카 마그마 S GTX(합성소재)
S가 없는 모델은 외피가 누벅 재질이며, 신다 보면 발볼이 조금 늘어날 수 있지만 통기성은 합성 소재보다 덜합니다.
S가 붙어있는 모델은 외피가 합성 소재이며, 누벅보다 통기성이 좋고 대신 외피가 단단하여 잘 늘어나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발에 땀이 적어 통기성보다는 누벅의 편안함을 원했고 발목의 보호 목적보다는 더 가벼운 등산화를 찾아서 미드 모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저와 반대로 가벼우면서도 발목이 걱정되는 분은 미드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겠습니다.
사용자들로부터 선택의 고민을 주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개인의 취향과 목적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의 배려가 느껴집니다. 누벅은 산행 후 닦아서 보관하든지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정말 편하게 신고 싶은 분들은 합성 소재 외피를 선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 제품의 라인업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사실 브랜드의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가 있습니다. 아직 사용자의 평가를 받기 전에 4가지의 모델을 한 번에 출시하는 것은 분명 어떤 모델은 덜 판매가 되어 재고가 남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열성형 시스템(CAS)
테크니카 포지1이 출시되면서 자신 있게 내세운 것이 바로 등산화 최초로 사용자의 발 모양에 맞게 인솔(깔창)과 뒤꿈치 부분을 열성형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C.A.S (Custom Adaptive Shape)라고 하여, 사람마다 다른 발의 모양을 등산화에 보완 시키는 것입니다.
열성형이 가능한 EVA 레이어를 예열하고 사용자의 발 모양을 인식하여 등산화를 신고 다시 공기로 압착 되는 기계에 넣으면 발 모양에 맞춰 완성되는 원리입니다.
저는 포지1 GTX를 사용하기 전에 열성형을 받아 사용했고 분명 하기 전보다 발에 좀 더 밀착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포지1을 3년 이상 사용해보고 생각이 드는 것은 처음에 그냥 신다가 나중에 등산화가 늘어 났을 때 해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마그마 GTX 같은 경우는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뒤꿈치 오렌지색의 점으로 된 부분이 변형되는 부분입니다. 깔창(인솔)은 열성형이 안됩니다. 저 같은 경우 마그마 GTX는 처음 그대로 신고 있으며 아직 열성형을 하지 않았고 많이 신어서 늘어났을 경우 해주려고 합니다. 신발을 신었는데 뒷부분이 밀착이 안되어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신발 그 자체의 착용감도 좋은 편입니다.
비브람 메가그립 아웃솔
이미 포지1에서도 경험했듯이 마그마 GTX 의 밑창도 우리나라의 화강암석으로 이루어진 환경에 좋다고 평가되는 비브람 메가그립입니다. VIBRAM LITEBASE 기술과 MegaGRIP 복합 고무로 만들어진 아웃솔로, 건조한 노면이나 습한 노면 모두 최적의 접지력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포지1의 밑창과는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MTB Enduro 타이어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아웃솔 패턴이라고 합니다.
**MTB = Mountain Terrian Bike, 산악 지형용 자전거
**Enduro = 장거리 지구력 Off-Road 레이스
제가 마그마GTX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가벼운 무게 뿐 아니라 바로 접지력이었습니다.
포지1과 같은 비브람 메가그립 임에도 포지1에서 느껴보지 못한 접지력을 느꼈습니다.
새 신발을 신었을 때 매끈한 바닥을 걸으면 신발이 '뽀드득 뽀드득' 달라붙는 느낌을 아실까요???
패턴의 영향인지 아니면 밑창의 두께가 상대적으로 다른 중등산화에 비해서 얇아서 지면이 발에 더 달라붙는다고 느끼는 건지, 분명 산을 오르면서 접지력이 포지1보다 우수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패턴의 깊이는 포지1보다는 낮아 진흙 등의 길에서는 미끄러울 수 있다는 후기도 있습니다.
**아웃솔 창갈이가 가능하려면 외피, 미드솔과 분리되는 구조여야 하는데, 마그마GTX는 사진에서 보듯 구조상 창갈이는 어렵습니다.
인솔/미드솔 그리고 GTX 멤브레인
인솔은 오소라이트(ORTHOLITE)를 사용하여 발 냄새를 억제 시켜주는 깔창입니다. 이미 마그마를 신어본 분들의 후기를 몇 개 보면 아무래도 포지1 및 다른 신발의 깔창보다는 얇아서 쿠셔닝이 부족하다고 남긴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또한 20km 이상의 산행에서는 깔창이 얇은 것 때문에 발바닥이 아플 수 있는데 이건 다른 깔창으로 교체하면 좀 나아질 수 있습니다.
저도 느꼈지만 경량화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 쿠셔닝의 느낌은 포지1, 플라즈마 등 중등산화에 비해서 적은 편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봄, 여름 당일 산행, 10-15km 이하의 산행 위주로 다녔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발의 앞쪽과 중간의 쿠셔닝은 적었지만 발 뒤꿈치 쪽은 탄력이 좋은 고압축 EVA 미드솔을 사용했다고 하여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Gore-tex Extended Comfort 멤브레인으로 기본 방수와 투습이 되기 때문에 바닥에 고인 물을 밟았을 때 신발 내부로 물이 들어올 일은 없습니다.
GTX를 사용했다고 해서 신발이 비 오는 날 완전 방수가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비 오는 날은 보통 비가 다리를 통해 흘러 들어가 양말에 흡수되면서 신발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우중 산행에서의 발이 젖지 않기 위한 완전 방수를 위한다면 미드 이상의 발목을 가진 등산화 그리고 그 신발을 덮는 길이의 방수가 되는 긴 바지를 입어 신발 안으로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전체적인 모양과 외피
제가 선택한 마그마 GTX 모델은 외피가 누벅(스웨이드) 소재이기에 발볼에 맞게 조금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길들이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처음 신어도 편함을 느꼈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단단한 폴리 합성 소재보다 누벅 소재가 가지는 장점입니다.
또한 앞 코 그리고 발 옆 쪽으로 보강 부분이 있어 돌에 부딪쳤을 때 통증을 방지해줍니다.
애초에 패스트 하이킹을 위한 경량화 된 신발인 만큼 등산화의 shape은 날렵하게 생겼습니다.
경량화 된 신발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는데 발등의 외피가 중등산화에 비해 얇아 만약 발등을 어딘가에 부딪치면 조금 아플 수 있습니다.
신발의 앞 코 부분은 다른 신발에 비해 약간 들려 있으므로 빠르게 걷거나 돌계단 등을 오르거나 내려갈 때 좀 더 편한 착용감을 가집니다.
테크니카 마그마GTX 총평
▶ 초경량의 트레킹화에 목적을 두어 출시된 마그마GTX는 분명 가벼운 신발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 중요한 것은 가볍게 제작되었음에도 접지력/착용감의 밸런스가 좋았다는 것입니다.
▶ 쿠셔닝은 개인에 따라 아쉬울 수 있지만 날씨 좋은 날 10~15km 이하의 산행에서 사용하기 좋습니다.
▶ 초경량을 원하는 분은 단화 스타일을, 가볍지만 발목의 보호도 신경 쓰고 싶은 분은 미드 모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테크니카는 신발만 만드는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인 만큼 신뢰가 갑니다.
날씨가 따듯해지는 봄부터 여름, 마그마 GTX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다른 글로 또 찾아올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