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소재, 메리노 울

등산 활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장비 중 제작과 생산에 있어 가장 밀도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장비가 있다면 아마 ‘신발’일 것입니다. 튼튼함, 가벼움, 편안함, 이 까다로운 삼박자를 골고루 갖추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에 걸친 실험과 연구가 필수적이기 마련이지요. 결코 하루아침에 갖춰질 수 없는 난이도 ‘최상’의 기술력인 만큼 신발은 특정 브랜드의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룬닥스 또한 신발에서 출발했습니다. 1932년, 신발 제조업자인 조나스 룬닥(Jonas Lundhag)이 스웨덴 옘틀란드(Jämtland) 지역에서 자신이 만든 부츠를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한 것이 브랜드 창립의 시초인데요. 평소 도전 정신과 모험 정신이 강했던 조나스 룬닥은 신발 제조 지식과 기술을 의류, 백팩 등 다른 카테고리의 등산 장비에도 적용했습니다. 튼튼함, 가벼움, 편안함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만들었습니다.  

룬닥스가 태생한 옘틀란드 지역은 노르웨이와 국경을 이루는 스웨덴 서부의 너르고 비옥한 평야 지대입니다. 대다수 주민들이 낙농업에 종사하며 두 눈이 닿는 곳에 호수, 폭포, 야생 산이 있어 연중 수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인데요.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성장했기에 룬닥스가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단연 ‘자연’이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필요한 장비를 만들면서, 룬닥스의 브랜드 기반은 분명하고 탄탄하게 다져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을 생각하면서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환경에 미치는 프로세스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일일 것입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며 제품을 만드는 일. 그리고 제품이 수명을 다한 후에는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일 것입니다. 

메리노(Merino)는 스페인 원산 양의 일종으로 현재는 미국, 호주, 프랑스 등으로 전파되어 전 세계 32종의 양 가운데 가장 많이 사육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 메리노의 털인 메리노 울(Merino wool)을 주목할 만합니다. 여느 합성 섬유와 달리 메리노의 묵은 털을 깎아 채취했기에 자연 친화적인 소재인 동시에 자연에 영향을 덜 미치는 지속 가능한 소재인 까닭입니다. 특히 메리노 울은 다른 종의 양털과 비교해 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기능성이 특히 요구되는 아웃도어 의류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메리노 울 제품은 손에 꼽히는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부드럽다는 것입니다. 피부에 닿는 면이 부드러워 착용하고 있을 때 기분 좋은 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따뜻하다는 것입니다. 면과 비교해 울은 3배 이상 흡습력과 흡수율이 높아 보온, 단열 효과가 뛰어납니다. 

세 번째, 편안하다는 것입니다. 메리노 울은 곱슬곱슬한 양털의 구조상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잘 늘어나며 탄성력 또한 좋아 원래의 형태로 되돌아오는 성질이 탁월합니다. 따라서 활동 범위가 큰 아웃도어 중에 착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네 번째, 천연 소재 메리노 울은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며 오염물질을 자생적으로 분해하기에 인체에 무해할 뿐만 아니라 활동 중 쾌적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메리노 울을 100% 사용해 만든 룬닥스의 짚업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는 룬닥스의 대표적인 울 티셔츠인 ‘기머 메리노 LT(GIMMER MERINO LT ZIP)’을 통해 좋은 소재, 착한 소재 메리노 울의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겠습니다.